주차 수신호 알바는 꽤 여러번 공고를 보고도 신청을 안했었다.
아무래도 면허도 없는 내가 주차 수신호를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에서 였는데,
2024년이 가까워지면서 알바공고 가뭄이 찾아왔고
주차 수신호 알바가 뜨자마자 신청하게 됐다.
1. 알바 준비
내가 지원하는 어플은 '당일' 어플인데, 알바몬을 통해 알바 공고 단톡에 들어갔었고
그 단톡 담당자를 통해 해당 어플을 다운 받아 사용 중이다.
알바몬 처럼 엄청난 공고가 올라오는 것은 아니고, 아마 담당자 마다 어플 주소가 다르지 않을까 싶음.
어플에서는 알바 가기 전 준비 복장이 상의는 검은색 무의 상의, 하의는 슬랙스류의 검은 바지라고 되어있으나
바지도 단정한 검은 바지면 상관없는거 같고, 상의는 유니폼을 주기 때문에 진짜 아무거나 입어도 된다.
일단 이 글을 쓰는 계절이 겨울이라, 유니폼이 패딩이기 때문에 무조건 따뜻하게만 입고 가면된다.
지하 주차장에서 근무도 하지만, 병원이 워낙 커서 외부에서도 근무 할 수 있기 때문에 목도리나 귀도리, 장갑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하든 지상이든 차가 많은 곳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마스크 필수임.
2. 신촌 세브란스 주차관제실 찾아가는 방법
세브란스 응급실 입구옆에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그 문으로 들어가면 왼쪽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그 옆에 '병동 엘리베이터' 라고 표시된 통로가 있다.
그 통로를 통해 쭉 들어가면 양쪽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정면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나온다.
그 출입구를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자마자 길을 건너서 오른쪽으로 쭉 가면 주차관제실이 나온다.
첫 근무인 경우, 관제실 안에 들어가서 '어느 업체에서 주차수신호 알바 왔습니다' 하면 안내해주신다.
나는 여자라서 여자 휴게실로 안내 받았고, 좀 쉬다가 유니폼과 모자를 받고 밖에서 모였다.
(출근할 때 카톡을 잘 확인해야 하는게, 당일 단기 근무자들 스케줄 공유를 위한 단톡방이 매일 새로 생성된다.
9시-18시 근무자의 경우 8시10분 즈음해서 위치 확인에 대한 카톡이 오고 어디쯤이라고 답하면 된다. 8시50분 지나서 출근하는 경우 반차 처리 후 오후 근무로 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침 조회, 안전교육 후 사무실 앞에 비치된 3가지 종이에 정보를 적고 서명을 한다. 안전교육확인, 유니폼 대여기록, 알바 출퇴근 기록 이렇게 3가지 이다.
3. 알바 업무
조회와 안전교육이 진행되기 전 식사카드를 준다. 식사카드 앞면에 네임펜으로 번호가 써있는데, 카드를 받자마자 아침에 생성된 단기 카톡방에 ' 식사카드 0번 단기 000(이름)' 이렇게 올린다.
그리고 첫 근무인 경우 관리자님 중 한 분이 간단한 병원 소개와 수신호를 알려주시고, 대략적인 주차장 구조도 설명해주신 후 첫 근무 스팟에 데려다 준다.
신촌 세브란스는 괴앵장히 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크다.
주차장에 한 번에 동시 주차 가능한 댓수가 2,400대 인가 2,700대인가라는데 하루 출입차량 수는 2만대가 넘는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많긴하더라.
근데 오전에 1시간에서 1시간 반, 오후에 한 1시간 정도만 바짝 바쁘고 그 후로는 좀 널널한것 같았다.
(금요일은 차량수가 1/3 이기 때문에 근무가 뜨면 무조건 잡는 것이 이득)
주차장 근무 하는 스팟마다 주 업무가 조금씩 달랐다.
8시간 동안 한 곳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스케줄 표에 따라 1시간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근무한다.
어? 난 처음이라 어딘지 모르는데? 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내 스팟에 교대자가 없으면 관리자님이 미리 위치를 알려주거나 데려다 주셨고, 교대자가 와서 이동하는 경우 그 교대자 한테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이동한 새로운 스팟의 업무 역시 교대받고 이동하시는 분께 여쭤보면 잘 알려주신다.
본관 지상2층 주차장의 경우 경차전용 주차공간이 있어서 그 곳에 경차 외에 차량은 주차하지 못하게 잘 봐야했고,
외부 출입구와 연결되어있다 보니, 그 곳에서 차량이 정체되버리면 밖에서도 정체가 일어나기 때문에 빠르게 차량을 정리해야했다. 가끔 약품 배달같은 차량이 잠시 정차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 때 해당 차량이 다른 차량의 진입에 방해가 되지않게 정차하게끔 안내를 해줘야했다. 그래도 쉬운 근무에 속했음
지하 주차장의 경우 방향이 거의 정해져 있다보니 해당 방향으로 안내만 하면 됐는데, 입출구가 같이 있는 연결통로 같은 경우 동시에 3방향에서 차량이 진입할 수 있어서, 적당히 순서를 정해서 정지시키고 이동시키고 해야 하는 부분이 처음에는 좀 어려웠다.
지상은 재활병원횡단? 그 부분이 제일 어려웠다. 차량이 너무 많이 밀리지 않게 빨리 빨리 보내고, 고객 횡단이 잦기 때문에 적절히 차량을 정지시키고 횡단보도를 건너게 해야 했다. 그 바로 아래 횡단보도는 어린이병원 횡단 스팟인데 재활과 마찬가지 업무지만 뭔가 모르게 재활보다는 수월했음. 승강장 근무는 전기차 승강장 근무 인데, 내리막길에 셔틀-택시-전기차 정차 구간이 연달아 있어서, 택시 정거장에 택시는 3대까지만 정차하고 그 이후로 오는 빈차는 다 다시 내려보내야 한다. 그리고 택시가 너무 사이 간격을 크게 띄워서 전기차 승강장 까지 침범하여 정차되어있는 경우 기사님께 말씀 드려서 앞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4. 점심
식사 카드로 직원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는데, 직원 식당은 장례식장 2층에 있다.
메뉴가 4개가 있어서 선택해서 먹을 수가 있다. 매일 모든 메뉴가 다 맛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12시에 점심인 경우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만 20분 정도 걸릴 수 있는데, 1시에 점심인 경우 바로 들어가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맛있는 메뉴가 먼저 솔드아웃 될 수도 있다.
식사 카드는 식사 후 바로 관제실에 반납하고, 단기 카톡에 '식사카드 0번 반납했습니다' 라고 올리면 된다.
그리고 각(남/여) 휴게실로 가서 쉬면 되는데, 남자 휴게실은 잘 모르겠으나 여자휴게실 환경은 너무 좋았다.
컨테이너이긴 한데, 바닥 난방이 되고 깨끗해서 점심 먹고 뜨끈하게 한숨자기 딱 좋았음.
5. 직원
처음 출근 시간에 안내 해주신 관리자님, 업무 안내 해주신 관리자님, 그 외 다른 근무 하시는 주차요원 분들 모두 너무 친절하시고 다정하게 잘 안내해주신다. 몰라서 같은 걸 2번 물어봐도 절대 화 안내고 똑같이 알려주시고,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해주시고, 좀 어려운 스팟에 처음 가서 긴장 타도 뭔가 그 쪽이 좀 막힌다 싶으면 다른 베테랑 분들이 오셔서 호다닥 해당구간 정리해주심. 나는 쩌리처럼 감사한 마음으로 구경하다가 좀 해결되면 다시 열심히 일했음.
6. 추천?
추천함. 여자도 할 수 있는 일인지 고민하다가 지원했는데, 여자 근무자 분들도 꽤 계시고 심지어 능숙하심.
주차장이라서 먼지나 이런건 많을 수 있으나 혼자 근무 하기 때문에 사람 간의 문제가 없고, 근처에 계신 다른 근무자 분들이 잘 도와주셔서 많이 어렵지도 않았음. 3차 병원이다 보니, 가끔 예민한 환자나 보호자분께서 컴플레인 하거나 거칠게 대하실 수도 있다고 들었지만, 전혀 그런분들 안계셨고 물어보시는 부분 최대한 알려드리면 감사해 하시면서 가셨음.
단, 허리가 안좋은 분들은 계속 서있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 수 있음. 나도 허리 때문에 좀 힘들었음. 허리에 별로 이상 없는 분들께는 강추함.
7. 기타 소감
아니 왜 차고 사람이고 말을 안듣냐. 서라고 하면 좀 서주지 밀고 들어오다가 다른 차량 박을 뻔하고 아오.
그리고 좀 보행로로 이동하라고 말씀드리면 좀 제발 그 쪽으로 가주세요. 차 내려오는 진입로에서 '여기가 보행론데~'이러고 그냥 지나가지 좀 말고. 젊은 사람이나 나이드신 분이나 말 안듣는 사람들 태도는 다 똑같음. 저러다가 어디 부딪히면 거기 있던 주차요원 탓 할거 아니야. 아오 진짜.
그래도 수신호 후에 운전자 분들께 인사를 하는데 거기에 꽤 많은 운전자분들이 손을 들어주시거나 같이 인사를 해주셔서 왠지 모르게 감동이었음.... ㅎ.. 그 분들 다 행복하세용 데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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